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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1일차



꿈 많은 나이 서른둘

 학창시절 미술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미대에 입학했지만 막상 미대에 진학하고 보니 전교 1등을 하다가 국제고에서 꼴등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미술에 별로 소질이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빨리 졸업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4년을 휴학 한번 없이 졸업하고 서른 살까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적당한 돈벌이를 하며 살았는데 엄청난 회의감이 들었고 잘못된 투자로 큰 돈을 날리기까지 한 시점에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무작정 사표를 내고 해외로 떠났다. (집에서는 자꾸 시집가라고 하고... ) 나름의 긴 시간과 꾀 많은 돈을 낭비했지만 지난 2년간 온전히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내 마음대로 살면서 난생처음 하고 싶은 일, 꿈이라는 것이 생겼다. 한국에 오자마자 다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고 생전 처음 c언어라는 것도 배웠다. 결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아둔 결혼자금에는 손을 대고 싶지 않아서 취업성공패키지로 국가 기간 전략산업 직종훈련을 받았다. 4월 17일부터 9월 27일까지 6개월 동안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종일 학원에서 공부를 했는데 이제 그것마저 끝나서 온전한 백수로 돌아온 것이다. 

 12살도 아니고 22살도 아니고 32살이나 먹었지만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32살이라는 나이는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